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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공대 컴퓨터공학부 김건희 교수팀, 말버릇·추임새도 사람처럼 따라 하는 AI 대화 생성 모델 개발

서울공대 컴퓨터공학부 김건희 교수팀, 말버릇·추임새도 사람처럼 따라 하는 AI 대화 생성 모델 개발

서울공대 컴퓨터공학부 김건희 교수팀, 말버릇·추임새도 사람처럼 따라 하는 AI 대화 생성 모델 개발 - 자연어처리 최우수학회 ‘NAACL 2025’ 음성 인식 부문 최고 논문상 수상 - 팟캐스트 제작, 상담 AI, 음성 비서, 돌봄 서비스 분야 상용화 기대 ▲ (왼쪽부터)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김강욱 연구원(학사과정),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김건희 교수,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이세훈 연구원(박사과정)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은 컴퓨터공학부 김건희 교수팀이 말버릇, 추임새, 끼어들기 등 사람의 대화 행동을 인공지능(AI)이 이해하고 재현하는 음성 대화 생성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김 교수팀은 이번 연구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대화 행동 기반 음성 데이터셋인 ‘Behavior-SD’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음성 대화를 나누는 AI 모델 ‘BeDLM’을 제안했다. 연구팀은 지난 4월 29일부터 5월 4일까지 미국 뉴멕시코주 앨버커키에서 열린 ‘NAACL 2025(북미 전산언어학회)’에서 해당 연구 논문을 구두 발표했으며, 음성 처리 및 음성 언어 이해(Speech Processing and Spoken Language Understanding) 분야에서 최고 논문상(Senior Area Chair Award)을 수상했다. NAACL은 컴퓨터가 인간의 언어를 이해, 생성할 수 있도록 해주는 인공 지능(AI)의 한 분야인 자연어 처리(NLP) 관련 세계 최고 권위 학회 중 하나다. ■ 연구 배경연구팀은 사람들이 음성 대화를 나눌 때, 텍스트 대화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는 대화 행동을 보이는 점에 주목했다. 예컨대 우리는 대화할 때 “음…”, “그니까…” 같은 말버릇을 쓰고, 적절한 순간에 “맞아”, “응” 같은 추임새를 넣거나, 때로는 상대의 말을 끊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미묘한 특징들을 반영하지 못한 기존 AI 대화 시스템의 말투는 부자연스럽고 기계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김 교수팀은 실제 사람처럼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누는 AI를 구현하려면, 대화 행동의 반영이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보았다. ■ 연구 성과이 문제의 해결에 나선 연구팀은 말버릇과 추임새(backchannel), 끼어들기(interruption), 감정 표현 등 사람 개개인의 대화 행동을 정밀하게 반영한 음성 데이터셋과 대화 생성 기술을 함께 제시하는 성과를 거뒀다.먼저 김 교수팀은 실제 대화 환경을 최대한 비슷하게 재현하기 위해, 10만 개의 대화 패턴과 총 2,000시간 분량의 음성 대화를 모아, ‘Behavior-SD(Spoken Dialogue)’ 데이터셋을 구축했다. 이 대규모의 데이터는 사람 간의 자연스러운 대화를 정밀하게 구현하도록 설계됐다. 각 화자가 주고받는 단순한 문장에 더해, 세밀하게 구분된 다양한 대화 행동을 주석 처리한 방식 덕분이다. ▲ 행동 기반 대화 생성 모델인 BeDLM이 화자의 행동 패턴(예: 말 가로채기(interruption), 추임새(backchannel)의 빈도 등)을 고려하여 대화를 생성하는 모습이렇게 구축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연구팀은 행동 기반 대화 생성 모델인 ‘BeDLM(Behaviorally Aware Spoken Dialogue Generation with Large Language Models)’을 개발했다. 거대 언어 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에 기반한 BeDLM은 대화 상황과 두 화자의 행동 패턴이 입력되면, 실제 사람 간 대화에 가까운 음성 대화를 손쉽게 만들어내는 AI 기술이다. 추임새를 넣거나 말을 끊는 습관, 말버릇 등의 대화 행동을 자연스럽게 조절해 반영하기 때문에, 기존 AI 대화 시스템의 한계를 극복하고 한층 더 사람다운 음성 대화를 생성할 수 있다.■ 기대 효과BeDLM은 향후 팟캐스트 콘텐츠 제작, 상담 AI, 개인 맞춤형 음성 비서 등 사람과 AI 간의 상호작용과 정서적 반응이 필요한 여러 분야에서 널리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이 기술은 앞으로 상담, 교육, 돌봄 서비스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람과 AI가 더욱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돕는 데에도 이용될 전망이다. 아울러 이번 연구에서 개발된 Behavior-SD 데이터셋과 코드는 모두 오픈소스로 공개되어, 국내외 연구자 누구나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따라서 관련 기술의 확산과 후속 연구 또한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진 의견김건희 교수는 “대화하는 사람은 보통 말하는 중에도 귀를 열고 상대방의 음성적 반응과 시각적 반응에 적응하고 맞춰가며 대화를 이끄는데, 지금까지 개발된 AI 대화 생성 모델은 이를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 한계를 넘고자 했다”면서 “AI가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기술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켰다는 점에서 금번 연구의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논문의 제1저자인 이세훈 연구원은 “이번 연구는 음성 대화에서만 나타나는 다양한 행동 패턴을 데이터와 모델에 반영함으로써, 한층 더 사람다운 대화를 AI로 구현하는 작업이 가능해졌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물론 데이터를 구축하고, AI가 사람의 대화 행동을 이해하도록 하는 모델링 방법을 찾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고 연구과정을 돌아보며 “BeDLM이 실제 음성 대화 서비스에 적용되어 자연스럽고 몰입감 높은 대화를 제공하는 AI 기술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 연구진 진로서울대 컴퓨터공학부에서 박사과정을 밟고 있는 이세훈 연구원은 AI가 사람의 더 다양한 행동 패턴을 모델링하고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도록, 행동 기반 음성 대화 생성 모델의 고도화를 연구하고 있다. 앞으로 음성 기반 대화형 AI의 심화 기술을 계속 연구할 예정이며, 기업 인턴십 등 실무 경험을 통해 실제 서비스 적용과 기술 확산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NAACL 2025 음성인식 부분 최고 논문상▲ (왼쪽부터)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이세훈 연구원(박사과정),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김강욱 연구원(학사과정),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김건희 교수 [참고자료]- 논문명/학회 : “Behavior-SD : Behaviorally Aware Spoken Dialogue Generation with Large Language Models”, 2025 Annual Conference of the Nations of the Americas Chapter of the Association for Computational Linguistics (NAACL2025)- 논문 링크 : https://aclanthology.org/2025.naacl-long.484.pdf [문의]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부 김건희 교수 / gunhee@snu.ac.kr

2025.05.30

서울공대 화학생물공학부 윤제용 교수팀, 고성능 촉매 없이도 오래 가는 수전해 전극 운전기술 개발

서울공대 화학생물공학부 윤제용 교수팀, 고성능 촉매 없이도 오래 가는 수전해 전극 운전기술 개발

서울공대 화학생물공학부 윤제용 교수팀, 고성능 촉매 없이도 오래 가는 수전해 전극 운전기술 개발 - 세계적 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 논문 게재 - 수전해 반응 효율 극대화하는 고비용 촉매 대체할 전략 제시 - 탄소중립 실현 및 국내 수소 생산 경쟁력 강화에 기여 기대돼 ▲ (왼쪽부터)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한상휘 박사(제1저자), 건국대학교 화공학부 이장용 조교수(교신저자),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류재윤 조교수(교신저자),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윤제용 교수 (교신저자)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은 화학생물공학부 윤제용·류재윤 교수팀이 건국대학교 화공학부 이장용 교수팀과의 공동연구를 통해, 복잡한 촉매 제조 공정 없이도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 새로운 수전해(水電解) 운전 전략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고가의 귀금속 촉매를 사용하지 않고도 수소 생산의 효율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따라서 이번 연구성과는 탄소중립 사회를 앞당길 기술적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해당 연구결과는 세계적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Dynamic polarization control of Ni electrodes for sustainable and scalable water electrolysis under alkaline conditions’ 제하의 논문으로 지난 5월 23일 게재됐다. ■ 연구 배경물을 전기분해하여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수전해 기술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핵심 기술로, 대한민국 12대 국가전략기술 중 하나이다. 수전해는 친환경 수소 생산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으나, 실제 시스템에서는 고활성을 유지하기 위해 정밀하게 합성된 촉매층을 전극 표면에 도포해야 하고, 이 촉매층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성능이 저하되는 구조적 한계를 가진다.이에 연구팀은 고급 촉매층을 만들 필요 없이, 상용 니켈(Ni) 전극만으로도 고효율·고내구성의 수소 생산을 가능케 하는 ‘전기화학적 활성화 운전법(EA 운전, Electrochemical activation)’을 독자적으로 개발했다.■ 연구 성과연구팀은 촉매를 입히지 않은 상용 니켈 전극에 자체 개발한 EA 운전법을 적용해, 수전해의 속도 결정 단계인 ‘산소 발생 반응(Oxygen Evolution Reaction)’에서 고성능을 보이는 니켈-철 수산화옥시화물(NiFeOOH) 촉매에 필적하는 수준의 수전해 효율을 달성했다. 핵심은 전극에 주기적으로 '쉬는 시간'을 주는 '동적 분극 제어(Dynamic Polarization Control)' 방식이다. 이 방법은 니켈 전극에 짧은 시간 동안 약한 환원 전압을 가해, 수산화칼륨 전해질에 녹아 있는 미량의 철(Fe)이 전극 표면에 다시 달라붙도록 유도한다. 이렇게 유도된 철은 니켈과 결합해 고활성 산소발생 촉매층을 전극 스스로 형성하게 하고, 반복적으로 자기 회복하는 ‘자가 치유(Self-healing)’ 전극이 된다.▲ 본 연구팀이 개발한 EA 운전법의 메커니즘(왼쪽), 수전해 시스템의 일반 운전법과 연구팀이 개발한 EA 운전법(EA operation)의 내구성 비교(오른쪽)                ▲ 25cm² 면적 3-스택 수전해 셀의 구성요소(왼쪽), 수전해 운전 중 모습(오른쪽)이 운전법이 적용된 수전해 셀은 1A/cm²의 고전류 조건에서 1,000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구동됐다. 뿐만 아니라 면적 25cm² 규모의 3-스택 수전해 셀 시스템에서도 수백 시간 이상 작동하는 우수한 내구성을 입증했다. 이는 실험실 수준을 넘어, 실제 사용 환경에 가까운 넓은 셀 구성과 장시간 운전 조건에서도 기술의 신뢰성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 기대 효과이번 연구에서 개발한 EA 운전법은 고가의 귀금속 촉매를 대체하고, 수소 생산 공정을 단순화함으로써 그린수소 생산의 경제성을 크게 향상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 고가의 촉매 소재나 복잡한 공정 없이도 높은 효율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한 이 운전법은, 실제 수소 생산 비용 절감에 기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술의 재현성과 확정성 또한 우수해 대형 시스템으로의 전환 및 상용화 가능성도 매우 높게 평가된다. 이에 따라 본 기술은 향후 기술이전 및 산업 현장 적용을 통해, 국내 수소 생산 공정의 경쟁력을 실질적으로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나아가 한국의 탄소중립 실현과 수소경제 전환을 뒷받침하는 핵심 기반 기술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연구진 의견연구를 이끈 윤제용 교수는 “촉매에 의존하지 않는 수소 생산법은 궁극적으로 그린수소의 경제성과 확장성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는 전략”이라며 “이번 성과는 탄소중립을 위한 수소경제 기술의 실질적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를 공동으로 주도한 류재윤 교수는 “이번 연구는 단순한 운전 조건의 최적화가 아니라, 전극/전해질 계면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전기화학적 상호작용을 체계적으로 규명하고 이를 실제 시스템에 구현한 원천 응용 연구”라며 “기초 원리의 정교한 해석과 산업적 유효성을 동시에 입증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연구진 진로본 연구의 제1저자인 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한상휘 박사는 전기화학 기반의 에너지 전환 기술을 중심으로 글로벌 탄소중립 기술 개발에 이바지하고자 하는 연구 비전을 가지고 있다. 오는 9월부터는 미국 UC 버클리(University of California, Berkeley)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근무하며, 세계적 연구 환경 속에서 한국의 선도적 기술 역량을 더욱 강화하는 연구 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 아울러 한 박사는 장기적으로는 국내 교수직에 도전해 에너지·환경 분야의 학문 발전과 산업 혁신에 중추적인 역할을 맡을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개인기초연구사업-중견연구(창의연구형)’, '나노 및 소재기술 개발사업', ‘우수신진연구’, ‘탑-티어 연구기관 간 협력 플랫폼 구축 및 공동연구 지원사업’, 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 연구단 기본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참고자료]- 논문명/저널 : “Dynamic polarization control of Ni electrodes for sustainable and scalable water electrolysis under alkaline conditions”, Nature Communications- DOI : https://doi.org/10.1038/s41467-025-60201-w[문의]서울대학교 화학생물공학부 윤제용 교수 연구실 한상휘 연구원 / hanhwi04@snu.ac.kr

2025.05.29

“뛰어난 사람이기보다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되세요”  ㅡ 2025년 스승의 날 근정포장 수상자, 전기정보공학부 박세웅 교수 인터뷰

“뛰어난 사람이기보다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되세요” ㅡ 2025년 스승의 날 근정포장 수상자, 전기정보공학부 박세웅 교수 인터뷰

“뛰어난 사람이기보다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되세요” ― 2025년 스승의 날 근정포장 수상자, 전기정보공학부 박세웅 교수 인터뷰 ▲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박세웅 교수  지난 5월 15일 열린 교육부 주관 제44회 스승의 날 기념식에서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박세웅 교수님이 근정포장(勤政褒章)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으셨습니다. 박 교수님은 학생이 유능한 인재보다 ‘함께하고 싶은 좋은 사람’으로 성장하도록 이끌어주시고, 소득의 2%를 기부하는 등 공동체 구성원 교육에 기여하신 공로로 이 상을 받으셨습니다. 박 교수님은 서울대 전기공학과에서 학석사를 마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하셨습니다. 이후 AT&T 벨 연구소 근무를 거쳐 1994년 모교의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로 부임하신 후, 30년 동안 교육과 연구의 외길을 꿋꿋이 걸어오셨습니다. 뿐만 아니라 서울대 정보화본부장, 한국통신학회회장, IEEE ComSoc Asia-Pacific Director(전기전자공학자협회 통신분과 아태지역 의장)을 역임하시며 모교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다양한 활동에도 힘써오셨습니다. 그리고 현재 IEEE TWC/TVT 저널과 IEEE Network Magazine의 편집인을 맡고 계시며, 국내 최고의 석학 단체인 한국공학한림원 정회원으로도 활동 중이십니다.이번 근정포장 수상을 계기로 교수님을 직접 만나, 지난 30년 동안 견지하셨던 교육에 관한 신념, 특별히 기억나는 제자와의 일화, 지금 학교에서 열의를 갖고 노력을 쏟고 계신 일 등 궁금했던 이야기를 청하는 자리를 가졌습니다. Q. 박세웅 교수님, 다시 한 번 근정포장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먼저 교수님께서 1994년 강단에서 교편을 잡으신 이후 30년 동안 길러내신 제자들에게 일관되게 강조하신 삶의 철학을 듣고 싶습니다.‘뛰어난 사람이 아닌 함께하고 싶은 사람이 되자’입니다. 누구나 모두가 원하는 ‘뛰어난 사람’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지만, 함께하고 싶은 '좋은 사람'이 되는 건 현실적으로 손해라 생각해 굳이 그 길로 가지 않아요. 함께하고 싶은 사람의 삶을 택하면 실제로도 손해를 봅니다. 그러나 저는 오히려 이것이 참된 리더십이라고 봐요.얻은 것을 나누고 부족한 사람을 돕다 보면, 때로는 내가 능력 이상의 일을 할 수 있도록 다른 사람도 날 도와주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물론 이용하려는 사람이 더 많은 건 사실이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분명 주변에 있기에 어느 순간 우리 마음 속에 큰 기쁨이 생겨요.내가 가진 게 없어 남에게 줄 것이 없다고 여기면, 평생 가난하고 불쌍하게 삽니다. 그러나 주는 순간부터 부자가 됩니다. 그리고 부자의 마음으로 살면 여유로움이 생기고 내면의 기쁨이 커지기 마련이죠. 나아가 그만큼 우리 주변을 밝고 즐겁게 만들고요. 그렇기 때문에 뛰어난 사람이 아닌 함께하고 싶은 사람의 삶은, 이미 넉넉하고 충분한 보상을 받았다고 생각해요. Q. 교수님께서는 2010년과 2024년 서울공대 우수 강의 교수상, 2014년 우수 업적상을 수상하신 바 있습니다. 이처럼 학생 교육에 큰 관심을 갖고 많은 노고를 기울이셨는데, 특별히 기억하시는 제자와의 에피소드가 있나요? 서울대에 부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에요. 당시 학부 수업에서 학생의 휴대폰이 울리면, 강의실 뒤에서 몇 분 동안 서있게 하는 벌을 줬습니다. 그런데 한 학생이 벌을 받으러 뒤편으로 가서도 친구의 전화를 받더니, 아예 친구와 놀러 강의실을 나가버린 거예요. 그때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많은 생각을 했었죠. 고심 끝에 그 학생을 따로 부른 후, 혼내는 대신 부드럽게 타이르는 것으로 일을 마무리했어요. 그 덕분인지 나중에 이 학생이 유학길에 오를 때 제가 추천서도 써줬고, 진로의 갈림길에서 선택을 내릴 때마다 같이 고민하는 좋은 관계를 쭉 이어나갔죠. 몇 년 전에는 서울대 교수로 부임해서, 이제는 동료 교수로서 함께 즐겁게 지내고 있습니다. Q. 전기정보공학부에는 교수님께서 센터장을 맡고 계신 'e생생 학생센터'가 있습니다. 20대 학생들의 사회적, 내면적 고충이 늘고 있는 요즈음, 센터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무거워졌을 것 같습니다. e생생 학생센터가 어떤 계기로 설립되었는지, 센터의 주된 업무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2000년대 초반에 전기정보공학부 학생들이 매년 1명씩 연이어 자살하는 사건들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성적이 부진한 학생, 지금까지의 좋은 성적을 유지하기 힘들었던 학생, 우수한 성적으로 학부 과정을 잘 마치고 미국 명문대로 유학을 간 학생 등 다양한 상황에 놓여 있던 청년들이었어요. 이에 전기정보공학부는 학생들의 학교 생활 적응을 돕기 위한 상담센터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고, ‘e생생 학생센터’를 설치했어요. 학부 단위의 센터이지만 상근하는 심리 상담사와 전담 직원도 배치하고 적극적으로 운영했죠. 저희는 모니터링을 통해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을 선제적으로 찾아낸 뒤 심리 상담, 진로 상담을 진행하고 있어요. 특히 대학원생은 연구실에서 지도교수와 갈등을 겪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심층 상담을 통해 진로를 지도하고 있습니다.Q. 오랫동안 센터장으로 일하셨던 교수님은 다른 곳에서는 쉽게 털어놓기 힘들었을 학생들의 사연들을 많이 접하셨을 텐데요. 그 과정에서 느끼신 점들, 교수님이 오랫동안 센터에서 봉사하실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알다시피 고등학교에서 최상위 성적을 받은 학생들이 서울대 학부에 입학해요. 이때까지는 공부를 잘하는 맛에 더 열심히 합니다. 하지만 리그가 바뀐 대학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거쳐 오직 일부만이 공부 잘하는 학생이 되죠. 그러면 나머지 학생들은 더 이상 예전처럼 공부를 잘하질 못하니 학습에 집중을 못하고, 이내 적성과 진로에 대한 깊은 고민에 빠져요. 서울대에 입학할 때는 최상위 그룹의 자부심으로 눈빛이 반짝였지만, 점차 눈빛의 총기가 없어지고 자신감도 사라지는 겁니다.이런 과정을 밟은 끝에, 이제는 평범하게 살아가기도 어려워진 학생들을 숱하게 접하며 많은 안타까움을 가졌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끄는 ‘e생생 학생센터’가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학생도 자신만의 재능을 끈기있게 발휘하면서, 평범하지만 소중한 일상을 누리도록 도울 때 센터장으로서 더할 나위 없이 큰 보람을 느끼고 원동력을 얻어요. 그리고 그 친구들이 예전처럼 반짝이는 눈빛은 아니지만 안정감 있는 눈빛을 갖고, 평범한 삶을 받아들이며 건강하게 매일을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 새삼 한 사람 한 사람이 더없이 귀하다는 사실을 절감합니다. Q. 이제 교수님께서 걸어오신 발자취는 학생들 뿐 아니라, 서울공대의 후배 교수들에게도 든든한 이정표가 되리라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치열하게 교육과 연구에 매진 중인 후배 교수들에게 꼭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을 남겨주세요. 교수에게 있어 교육과 연구는 모두 중요합니다. 하지만 저는 후배 교수들에게 그 둘은 많이 다를 뿐 아니라, 교육도 연구 못지않게 가치 있다는 점을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경쟁 속에서 남보다 더 뛰어난 결과를 내놓는 게 연구라면, 교육은 학생이 참된 사람이 되어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온전히 감당하도록 도와주는 겁니다. 그런데 상대적으로 단기간에 성과를 확인할 수 있는 연구는 교수님들이 마음을 다해 집중하기 쉬운 반면, 그러한 성과가 금방 보이지 않는 교육은 지속적으로 힘을 쏟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특히 교육에서 중시하는 학생의 인성은 능력이 아닌 자세의 문제인 만큼, 교수님이 자랑할 만한 가시적인 성과로 여겨지지 않는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죠. 하지만 학생들이 서로 도우며 함께 살아가는 기쁨을 알아가도록 하는 게 우리 교육의 목표라면, 교수가 먼저 성과에 연연하지 않고 학생을 가르치는 과정을 즐겨야 한다고 생각해요. 물론 학생들의 능력 차이가 크기 때문에, 잘 따라오지 못하는 학생들을 항상 즐기면서 지도하기는 어렵겠죠. 하지만 그런 어려움 속에서도 학생을 귀하게 여기고 함께 나아가고자 하는 교수님의 모습을 통해 학생들도 진정 귀한 것,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자연스레 알아갈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제자들을 ‘함께하고 싶은 사람’으로 길러내는 교육도 새로운 연구 결과를 창출하는 연구만큼이나 재미있고 보람차다는 사실을 기억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2025.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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