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환학생] ETH Zürich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 귀국 보고서
작성자
김호준
등록일
2024.08.18
조회수
2,580
김호준 항공우주공학과
2024년 봄학기 ETH Zurich 교환
1. 교환 프로그램 참가 동기
이전부터 교환학생을 가고싶은 마음은 항상 있었는데, 항상 확신이 없어 고민하던 와중에 아버지도 가보는 걸 추천하시는 말씀에 꼭 가고 싶은 생각이 들게 되었습니다. 특히 제가 영어에 자신이 없었는데, 다행히 토플 이외에도토익으로 지원이 가능한 학교도 있어 군대 복무 중에 사전에 알아보며 준비를 하였습니다.
2. 파견대학 및 지역 소개
⁃ 파견대학/지역 선정 이유
저는 대학원에 진학하고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ETH Zurich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교이고, 특히 제가 하고싶은 분야인 로보틱스 분야에서도 세계적으로 5위 안에 드는 선두주자라서 한번 그 학교의 수업도 듣고연구활동도 옆에서 경험해보고 싶은 생각이 컸습니다. 운이 좋게도 ETH는 토익으로도 저희 학교에서 갈 수 있어편하게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스위스에 대한 생각은 크게는 없었는데, 유럽은 한번도 가본 적이 없었어서 더욱 유럽권에 한번 가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습니다.
참고로 지원 당시 행정상 문제가 조금 있었는데, ETH는 기계, 전기, 재료, 컴공만 받는 것으로 아는데 최근에 서울대 항공우주공학과가 기계항공공학부에서 분리되어 처음에 국제교류부로부터 항공과 학생으로서 지원이 어렵다는답변을 받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ETH에 문의하여 항공과 신분으로 ETH에서는 기계공학 전공(D-MAVT)로 교환학생을 갈 수 있다는 답을 받아 오게 되었고, 이후에도 혹시 저처럼 항공우주공학과 소속이신 경우에 지원 자격에 문제가 생기면 ETH에 문의해보는 것을 추천해드립니다. 참고로 2024-1학기 교환은 서울대에서 2명 선발되었는데, 예상컨데 ETH에서 서울대로 교환학생을 오는 인원에 따라 매년 선발 인원이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 파견대학/지역 특징
ETH Zurich는 한글로 풀어 쓰면 취리히 연방 공과대학으로, 아인슈타인이 학부를 다닌 것으로 유명하기도 하고, 전세계 대학 순위에서도 항상 10위 내에 있는 명성이 높은 대학교입니다. 위치는 취리히 시내 중앙에 위치해있고, 취리히 대학교(UZH) 바로 옆에 붙어있어 상호 간에 수업도 교류해서 들을 수 있는 등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취리히는 스위스 내에서 큰 도시 중 하나로, 외국인이 사는 비율이 가장 높다고 들었고, ETH가 있어 많은 빅테크기업(Nvidia, Google, Meta etc.)등의 해외지사도 위치해있습니다. 기술 관련 스타트업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3. 출국/입국 준비사항
⁃ 출국 전 준비사항
출국 전에는 서울대 측에서 합격 연락을 받으면 ETH에 교환학생 지원하는 절차를 안내받게 되고, 자교 안에서 붙은 경우는 거의 지원만 하면 모두 받아주는 느낌이었습니다. 비자도 ETH에서 다 신청해줘서 대사관에 가면 따로면접도 없이 바로 비자 처리를 해주었고, 약 1주 가량 걸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수강신청도 ETH는 보통 인원 제한도 없고, 강의 시간이 겹쳐도 복수 수강이 가능해서 편하게 신청하시면 됩니다. 초반에 Study plan이 비자 처리및 행정상 등록에 사용되는 것 같은데, 추후 학기가 시작하고나서 수강변경이 가능하기에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특히 학점 제한이 딱히 없어 수강변경때 많이 신청하시고 나중에 드랍하셔도 됩니다.
⁃ 입국 후 준비사항
입국 후에는 행정상으로는 거주 허가증을 등록해야 하는데, 안내에 따라 시청 혹은 관련 건물을 두번정도 가셔야합니다. 한가지 기억 나는 것은 신청하는데 발급 비용만 30만원 정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보험도 학교서 잘안내해주니 안내에 따라 가입하시면 됩니다. 저는 Swisscare에서 가장 저렴한 보험으로 가입했습니다.
4. 학업
수업은 15ECTS Semester Project, 4ECTS Perception Learning Robotics, 4ECTS Recursive Estimation으로 총23ECTS를 수강하였습니다. ETH는 학부 수업은 독일어로 진행되는 수업이 많아 석사 수업 위주로 듣게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전 인턴을 하고싶은 생각이 컸기에 5ECTS단위로 신청이 가능한 Semester Project을 스위스 오기전부터 알아봐 모집하는 프로젝트에 신청하며 면접을 봤었습니다. ETH는 Semester Project가 석사 학생들이 많이들 수강하며 연구활동을 하는 과목이라 연구실마다 사이트를 찾아보면 프로젝트 공고가 많이 올라와있습니다. 아무래도 교환학생이다보니 답장이 많이 안 올 수도 있는데, 한번 관심있으신 분들은 찾아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근데 주변 친구들도 스위스 온 이후에 프로젝트 인턴에 관심이 생겨서 이후에 다들 잘 찾은 것을 보면 너무 부담갖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Semester Project로는 ASL에 속해있는 V4RL연구소에서 했었고, 저는 박사분들과 매주 미팅을 하며 마지막에 교수님과 연구실 내 다른 인턴들 앞에서 발표하고 보고서를 작성하는 형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저의 경우 15ECTS로학점을 많이 신청해서 좀 빡셌던 것 같은데, 5ECTS만 신청하고 편하게 자율적으로 인턴하며 지내는 친구들을 보면 굳이 학점을 높게 신청할 필요도 없어 보이긴 합니다. 보통 연구소에 자리를 주는 경우가 많지는 않은 것 같고, 저의 경우 연구소에서 노트북을 빌려 재택근무를 많이 한 편이었습니다.
Perception Learning Robotics는 프로젝트 베이스 수업이었는데, 초반 1주일만 수업하고 2주차부터는 2인 1조로 팀을 꾸려 공지된 주제 중에 선택하여 Semester Project마냥 박사분들과 매주 미팅하며 마지막에 포스터 발표하고끝나는 수업이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빡센 수업인지 모르고 신청했었는데, 거의 Semester Project와 동일한 로드로학기중에 했었고, 학점이 왜 4ECTS인지는 현지 학생들도 많이들 말이 나오는 수업이라고 합니다. 그래도 연구에생각이 있으신 분들이라면 매주 박사분께 지도받을 수 있는 기회라 추천할 만한 수업이라 생각합니다.
Recursive Estimation은 이론 위주의 수업이었는데, exercise도 중간에 있기는 하지만 성적은 오로지 마지막 시험으로만 정해지는 것 같습니다. ETH는 대부분의 수업이 출석을 체크하지 않고 영상을 올려주며 시험 한번으로만학점이 정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의 경우 수업 시간이 프로젝트 미팅 시간과 겹쳐 수업에 거의 가질 못했는데, 강의 자료와 수업의 질은 매우 좋다고 생각하여 추천해드리는 수업 중 하나입니다. 내용은 Baysein rule부터Kalman Filter, Particle Filter에 대해 배우는데, 각각 왜 필요하고 실제 예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할 수 있게문제들이 나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수업 외적인 부분에 대해 생각나는 것을 쓰자면, 의외로 놀랐던 부분은 큰 도서관이 없다는 것입니다. 보통 학생회관 혹은 도서관이 따로 있는 한국에 반해 여기는 학과 건물마다 복도 책상 혹은 작은 도서관이 있는게 전부였고, 많은 좌석들은 콘센트가 없어 사실상 공부하기 불편한 자리가 많았습니다. 실제로 많은 현지 학생들은 집에서 공부를 많이 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저의 경우 방에 모니터도 중고로 사서 공부를 했었습니다. 이론 수업의 경우 시험이 종강 직후인 6월 초 혹은 8월에 보는 것으로 나뉘는데, 시험 보기 몇 주 전에 드랍하는게 가능해서 초반에 관심있는 수업들을 여러개 신청하고 나중에 시험 날짜 나오면 그거 맞춰서 드랍 할 수 있습니다. 아마 성적표에 안 들어가는 걸로 아는데 확실하지 않아서 저도 조금 불안하긴 하네요. 일찍 귀국하는 친구들은 Oral 시험으로바꿔서 8월 시험도 6월초에 보는 친구들을 여럿 봤습니다. 근데 사유가 타당해야 하는 것으로 알아 항상 되는 것은 아닐테니 유의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에 와서 드는 생각들은 좋은 수업이 참 많아 조금 더 이론 수업 위주로수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부분도 있고, 프로젝트의 경우 performance가 주제나 advisor에 따라서도 많이 좌지우지해서 이런걸 감안하고 신청하시길 바라겠습니다.
5. 생활
다른 교환학생 후기 글에도 많듯이 정규학기 전에 계절학기처럼 2주간 수강할 수 있는 German Course를 추천하길래 저도 A1.1 기초 수업을 신청해서 수강하였습니다. 독일어를 전혀 모르는 상태로 수강했었는데, 수업도 만족스러웠고, 무엇보다 제가 지내던 WOKO 기숙사가 160명 가량 지내는 큰 기숙사였어서 독일어 반에 같은 기숙사 친구들이 꽤 많아 초반에 쉽게 친해질 수 있었습니다. 단점은 아무래도 평일 내내 수업이 있고 시험도 있다보니 학기 초에 여유롭게 시작하고 싶으신 분들은 후회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제가 살던 기숙사는 Meierwiesenstrasse 62였는데, Zentrum 캠퍼스 혹은 Hönggerberg 캠퍼스로부터 대중교통으로40분 가량 떨어져 있는 곳이었습니다. 기숙사의 경우 초반에 선호하는 곳을 작성해내라는 이메일을 받고 며칠 후에 보냈었는데, 제가 적은 기숙사는 모두 안되고 이 곳 밖에 남은 자리가 없다며 배정받은 것을 보면 기숙사 신청메일을 받자마자 바로 신청하는 것이 좋아보입니다. 월세는 약 100만원 정도였던 것 같고, 취리히 내의 학생 기숙사 평균 가격인 것 같습니다. 제 기숙사는 장단점이 확실한 곳이었는데, 장점으로는 160명이 지내는 큰 기숙사고대부분이 교환학생으로 이루어져 외국인 친구를 쉽게 사귈 수 있었습니다. 특히 주방이 1층 메인 홀에만 있어서밥도 방이 아닌 메인 홀에서 먹으면 쉽게 친구들과 스몰 톡을 하며 시간을 보낼 수 있습니다. 목금토 밤에는 많은외국인 친구들이 밤에 파티를 해서 조용할 틈이 없습니다. 강도 근처에 있어 러닝하기에 좋았습니다. 단점으로는역시 저녁시간에는 주방에 사람이 매우 붐비고 싱크대가 잠겨 물로 가득 차는 것은 일상이고… 냉동고는 없으며냉장고도 매우 작아 저는 방에 개인 냉장고를 구비하여 지냈습니다. 방에서 조리할 수 있는 전기 냄비도 유용하게사용하였습니다. 화장실과 샤워실은 층별 공용이라 방에는 세면대만 있는데, 스위스는 수돗물을 마셔도 돼서 세면대가 여러모로 유용했습니다. 이렇게 보니 기숙사가 너무 안 좋은 면만 강조된 것 같은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제당시에는 운이 좋게도 기숙사에 한국인이 10명이나 있었고, 물론 교환학생으로 나와서 한국인 보다는 외국인 친구를 사귀고 싶은 분들도 많겠지만, 그 친구들이 반년간 지내는데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생활적인 부분은 다른 글에도 많이 언급되어 있듯이 교통은 월간권을 끊어 생활했고, 초반에 중고 거래 플랫폼Ricardo를 통해 냉장고, 모니터, 스키복 등 물건을 많이 구했습니다. 외식하면 보통 5만원은 나와서 거의 외식을안하고 초반에는 아침도 샌드위치 만들어서 다녔었는데, 종강즈음 되니 어느정도 포기하고 외식도 종종 했는데 아쉽게도 스위스에 맛있는 식당이 많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학식이 제일 저렴한 거도 12,000원 하는데 매번 요리하다가 삶이 좀 피폐해질땐 학식이라도 종종 드시는걸 추천드립니다. 여행은 크게 다닐 수 있는 시기가 부활절 휴가(약 1주) 그리고 종강한 이후인 6, 7월인데 나머지 시기에는 주말에 스위스 근교를 많이 다녔습니다.
6. 교환학생을 마치는 소감
지원할 당시부터 지금까지도 제 인생 중 가장 다사다난했던 시기였는데, 정말 많은 점들을 느끼고생각해볼 수 있는 시기라서 다른 학우분들께도 가능하다면 꼭 교환학생을 가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학업 외적으로 개인적으로 여러 질문들에 대한 답도 찾고 많이 성장하게 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귀한 기회를 주신 서울대 공과대학 국제협력실과 총동문회에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