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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설계축전 공모작

부재의 충만

  • 참가 부문

    창작활동부문

  • 학과

    종교학과 건축학복수전공

  • 팀명

    지수환

  • 신청자 이름

    지수환

부재의 충만

성당이나 절이 아닌 개신교 교회에 용건 없이 들어가 본 사람은 드물 것이다. 성경의 수많은 구절은 교회가 개방되어야 함을 이야기하지만, 현실 속 교회는 물리적으로나 심리적으로나 닫힌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의 교회, 개신교의 교회는 예배 시간 외에는 가장 큰 공간인 예배당이 비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닫힌 경우가 많다. 과도한 종교 상징, 부정적 이미지, 실질적인 운영의 어려움 등은 교회를 모두에게 닫힌 성 (聖 혹은 城) 으로 만든다. 사람들은 도시 속 고요한 쉼의 공간이 필요하다. 이와 유사하게, 도심 속 오피스 또한 많은 시간 동안 비어 있다. 특히 1층의 로비는 외부와 접하는 거대한 공간이지만, 업무시간 외에는 도시의 흐름을 차단한 채 비어 있는 채로 남는다. 그리고 바쁜 오피스에는 조용한 쉼의 공간이 필요하다. 교회와 오피스라는, 각자의 시간 속에서 공동화되는 두 프로그램을 하나로 엮는다. 오피스는 교회를 통해 쉼의 공간, 대공간, 식당 등 다양한 공용공간을 확보하게 되고, 교회는 자연스럽게 대중들의 발걸음을 얻는다. 그렇게 교회는 일상에 스며들고, 대중은 그 안에서 교회의 존재를 인식하게 된다. 교회의 삽입은 '비워냄'의 전략으로 시작된다. 오피스의 일부분이 비워지며, 그 자리에 고요한 쉼의 장소가 들어선다. 1층 로비에는 단순화된 교회 형태가 구현되며, 돋아난 의자, 제단, 천장의 높이와 그림자가 과소비된 상징 없이 종교적 분위기를 불러온다. 이 공간은 상업시설과 대로를 자연스럽게 이어주는 공간이 되어 도시의 일부가 된다. 비워낸 공간은 건물 위로 다시 쌓인다. 십자가의 자리에 놓인 것은, 상징이 아닌 예배 공간인 ‘교회’ 그 자체다. 사람들은 붉은 십자가가 아닌, 교회 그 자체를 보고 이곳을 찾게 된다. 오피스의 사람들은 업무와 소음을 피해 아래로, 또는 위로 이동한다. 길을 오가던 사람들은 잠시 지붕 아래에 앉아 쉬고, 어떤 이는 눈을 감고 자신이 믿는 무언가에 말을 건넨다. 그리고 언젠가, 이곳이 종교적 공간이었음을 깨닫는다. 공간은 조용히 곁에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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